KIA 무명의 10라운더 반란, 어떻게 타이거즈→KBO 역사에 이름 남겼나…꽃범호도 응원 "기 안 죽고 성장하도록 챙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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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투수 성영탁./KIA 타이거즈KIA 타이거즈 투수 성영탁./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인천 이정원 기자] "우리가 가지고 있으면 좋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떠오르는 히트 상품 하면 대부분이 이 선수를 말한다. 바로 2년차 투수 성영탁. 개성중-부산고 졸업 후 2024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96순위로 지명된 선수. 부산고 시절 유망한 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구속이 약점으로 뽑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23경기 나와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 4.05를 기록했다. 올 시즌 시작도 퓨처스리그였다. 13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 4.97. 기록은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지만 구속이 오르면서 기대감을 부풀렸고, 5월 20일 정식 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 콜업됐다.

그리고 1군에 올라온 이후 지금까지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영탁은 지금까지 13경기 17⅓이닝 1홀드 평균자책 0이다. 한 경기, 한 경기 무실점을 할 때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여기까지 왔다.

지난 19일 광주 KT 위즈전에서는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15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타이거즈 신인 데뷔전 이후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1989년 조계현 13⅔이닝을 갈아치웠다. 타이거즈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조계현은 KBO리그에서만 126승을 챙긴 레전드 투수.

성영탁/KIA 타이거즈성영탁/KIA 타이거즈

이제는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고 한다. 2002년 조용준(현대, 18이닝), 2024년 김인범(키움 19⅔이닝)만 넘으면 된다. 아웃카운트 8개만 잡으면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다.

성영탁은 "난 던질 때 타자를 보고 던지지 않는다. 누가 들어오든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최대한 강한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라고 호투의 비결을 전한 바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22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영탁이는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 또 과감하게 승부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과감하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 멘탈도 좋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지금은 무실점으로 계속 가고 있지만 실점을 할 수도 있고, 몇 경기 연속 실점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온다. 분명 올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선수가 기 안 죽고, 1군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챙기겠다. 아직 어린 선수다.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KIA 이범호 감독/KIA 타이거즈

전상현-조상우-정해영이 필승조지만, 지금 활약만 보면 필승조라고 봐도 무방하다. 21일 경기에서도 정해영이 흔들리자 소방수의 소방수로 등장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세 명이 필승조지만, 필승조 아닌 필승조 느낌으로 가고 있다. 6회나 7회 올라갈 수도 있고, 필승조들이 두 명씩 쉴 때에는 8회 올라갈 수도 있다"라며 "젊은 선수가 이제 던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하고 나면 휴식을 줘야 될 때가 온다. 선수가 힘들어할 때 최소한의 힘듦으로 끝낼 수 있게 하는 게 코칭스태프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성영탁은 기록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무실점 기록이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데, 해야 된다는 생각은 없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반대로 "나는 신경이 안 쓰이는데 영탁이는 신경이 쓰일 것이다. 이제 구단 신기록을 깼으니 한 점을 줘야 스트레스가 덜할 수 있다. 그런데 또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은 아니더라. 늘 '즐겁게, 열심히 던지겠습니다' 하는 성격이더라"라고 미소 지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성영탁./인천 = 이정원 기자성영탁/KIA 타이거즈

이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기록을 세울 수 있다면 세웠으면 좋겠다. 우리 팀이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게 좋은 거 아니겠다"라고 격려했다.

무명의 10라운더가 KIA 팬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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