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찾지 못하는 ‘국회 상임위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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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추경안 및 원 구성 관련 회동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와 인사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 뉴시스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추경안 및 원 구성 관련 회동에서 유상범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와 인사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당시 여야가 합의했던 원 구성 방침을 유지하자는 입장이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야가 바뀐 만큼 원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겨 줄 경우 야당 몫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국방위원장·정보위원장을 양보할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정부·여당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걸 자백하는 것”이라는 날선 반응이 돌아오기도 했다. 이러한 입장차는 19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난 자리에서도 확인됐다.

◇ 여야 만났지만 ‘입장차’만 확인… 23일 ‘재논의’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현재 국회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운영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공석인 상황이지만,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22대 국회가 개원할 때 여야 간에 합의했던 원 구성 방침대로 위원장을 선출하면 된다”며 “여야가 바뀌었다고 해서 손을 대면 국회의 모든 상임위원장을 대상으로 처음부터 다시 협상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기 원내지도부가 했던 원칙대로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원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 원내 제2당이 법사위원장 가짐으로써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해왔고,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국가에 보탬이 된다”며 “이렇게 운영해 왔는데 그것이 최근 흐트러졌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경우 야당 몫인 외통위원장·국방위원장·정보위원장을 넘겨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외통위원장)·성일종(국방위원장)·신성범(정보위원장) 의원은 전날(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호 견제를 위해 법사위만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며 “저희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고 원 구성을 다시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민주당이 협조한다면, 여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통위원장·국방위원장·정보위원장직 모두를 민주당에 넘길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정부·여당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걸 자백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장악해서 법안 통과를 안 시키겠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직격했다.

문진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 등을 위한 여야 원내수석 회동을 위해 운영위원회 소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뉴시스
문진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 등을 위한 여야 원내수석 회동을 위해 운영위원회 소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뉴시스

이날 여야 원내수석이 만난 자리에서도 입장차만 확인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과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은 상임위원장 배분과 국회 본회의 일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약 1시간 20분간 회동을 했다.

유 원내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입장이 현재까지 한 발도 변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원내) 제1당이 운영위·법사위·예결위를 한 번에 맡은 전례가 없다는 것은 많은 민주당의 정치인들이 과거에도 얘기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원내수석은 “저희 입장은 지난 1기 원내지도부가 협상했던 결과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자 유 원내수석은 “그 당시엔 민주당에서 (총선) 대승을 거두고 본인들이 원하는 상임위를 모두 정하고 나서 나머지 상임위를 당시 여당(국민의힘)에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라고 강요한 사항”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본회의 일정에 대한 의견도 합의를 보지 못 했다. 여야 원내수석은 오는 23일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여야가 공방만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고 오는 23일 국회로 넘어올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심사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추경안 심사를 위해 예결위 구성이 필요한데, 이 또한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추경으로 국민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렸으면 좋겠다. 국회가 서둘러야 한다”며 “임기가 끝난 예결특위 구성과 위원장 선출 등 추경안 심사를 위해 국회가 할 일이 많다. 국민의힘은 집착과 몽니는 그만두고 민생 회복이라는 대의와 원칙을 지키는 일에 함께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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