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1안타만.”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0)은 전형적인 수비형 외야수다. 2015년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입단해 11년차를 맞이했다. 통산타율이 0.237일 정도로 타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10년 넘게 살아남은 이유는 역시 수비다.

발도 빠른데 수비를 빠른 발로만 커버하는 선수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순발력이 뛰어나지만, 철저한 전력분석과 경험을 통해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상당히 좋다. 수비만 놓고 보면 현재 리그 최고 중견수 박해민(LG 트윈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그래도 역대 KIA 전임감독들은 김호령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김기태, 맷 윌리엄스 등 현역 시절 강타자 출신 전임 사령탑들이 1대1로 붙잡고 가르쳤으나 좀처럼 실력, 성적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 역시 2군 총괄, 1~2군 타격코치를 하면서 오랫동안 김호령을 가르쳤지만,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김호령은 올해 나이 서른에 드디어 타격에 눈을 뜰 조짐이다. 14일 창원 NC전서도 안타와 볼넷을 1개씩 기록하는 등 꾸준히 타석에서도 팀에 공헌한다.
올 시즌 30경기서 78타수 20안타 타율 0.256 8타점 10득점 2도루 OPS 0.687.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득점권타율이 0.368이다. 김호령하면 3할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득점권에서 영양가 있는 타자라는 걸 보여주기 시작했다.
당연히 본인이 많은 노력을 오랫동안 기울여왔다. 결정적으로 근래 이범호 감독의 도움으로 오픈스탠스에서 스퀘어스탠스로 자세를 수정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이럴 경우 컨택 커버리지가 좁혀지지만 몸쪽이나 실투 공략을 힘 있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범호 감독은 굳이 김호령에게 바깥쪽 어려운 코스의 공까지 밀어서 안타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했고, 편하게 실투만 힘 있게 잡아당기라는 목적에서 스퀘어스탠스를 추천했다. 컨택 능력이 좋다고 보기 힘든 김호령은 그때부터 집중력 있게 몸쪽 코스와 실투를 잘 친다. 14일 경기서도 몸쪽 코스를 기 막히게 좌선상 2루타로 연결했다.
이범호 감독은 “타석에서 수행하는 능력, 자신감이 좋아졌다. 본인이 주전으로 경기를 뛰니까 의욕도 있는 것 같다. 예전엔 수비만 하니까 의욕이 반감된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열망을 해소했다. 어떻게든 잘 치려고 노력한다”라고 했다.

주전들의 줄부상 이탈, 부진이 근래 붙박이 중견수로 자리잡은 김호령에겐 도움이 됐다. 이범호 감독은 “호령이는 4타수 1안타만 치면 된다. 1안타가 찬스 때 나오면 제일 좋고. 선두타자가 나가면 뒤에서 연결을 해줘도 된다. 득점하면 그게 제일 좋으니까 한 경기에 안타 2개씩 칠 필요도 없다. 1개 치고 볼넷 하나 얻고 수비에서 1~2점 막아주는 걸 호령이한테 바란다. 지금 정도의 타격이면 충분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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