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수처리장 34곳서 마약류 검출… 필로폰, 5년 연속 검출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지난 5년 간 전국 하수처리장 34곳에서 불법 마약류 사용추정량을 분석한 결과, 매년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 인구 50% 이상을 포괄할 수 있도록 17개 시‧도별 하수처리장을 최소 1개 이상 포함, 총 34개소의 하수처리장을 지속 선정해 진행했다.

지난 5년간 성분별 사용추정량의 경향 분석 결과,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추정량(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은 5년 연속 감소했다. 2020년 31.27mg/일/천명에서 2024년 15.89mg/일/천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은 양이 감소하긴 했으나, 매년 조사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2020년 메트암페타민 국내 사용추정량은 9.86mg/일/천명으로, 2020년 24.16mg/일/천명에 비해 59% 감소했다.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분석한 결과,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은 인천 및 경기 시화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국인 비율이 6% 이상이며 외국인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외국인 밀집 지역을 추가 조사한 결과,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사용추정량이 전국 평균 대비 약 141%에 달했다. 이는 외국인 마약 사범 증가 경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정부는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국 하수처리장(34개소) 모두에서 5년 연속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불법 마약 사용 근절에 나서고,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요 불법 마약류 사용추정량이 감소한 것은 그동안 수사나 단속을 강화하고 예방 교육, 홍보를 열심히 한 효과로 볼 수도 있으나, 지속적인 조사와 중독 예방‧재활 활동에 힘써야만 비로소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올해 하수역학 조사사업을 정교히 하기 위해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분석 대상 성분을 불법 마약류 15종에서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200여종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유입 여부 △사용 추세 변화 분석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신속한 조치 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조사 결과를 수사기관 및 지자체에 공유하고, 고위험 지역에 대한 집중 예방 교육을 하는 등 하수역학 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해 마약류 예방 및 단속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