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허슬두를 모르면 두산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
두산 베어스 조성환 감독대행은 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감독대행은 보통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조성환 감독대행은 현역 및 코치 시절 스타일 그대로 카리스마를 뽐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롯데 자이언츠의 정신적 지주였다. 그리고 두산에서 오랫동안 수비코치를 역임하며 허슬두 정신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그는 거침없이 비판했다. “두산은 코어가 부족하다. 고참과 어린 선수의 중간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면 팀이 크게 휘둘리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고참들에겐 인상 쓰지 말라고 했고, 젊은 선수들에겐 야구를 어설프게 하지 말라고 했다. 이승엽 전 감독의 퇴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자신이 감독대행이 됐으니 선수들에게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고참들이 인상을 안 써야 누구나 눈치 안 보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야구를 어설프게 안 해야 팀이 단단해진다.
허슬두를 강조하기도 했다. 단순한 의미로는 그라운드에서의 허슬플레이를 의미한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확대된 의미를 언급했다. “10개 구단 중에 허슬두만큼 좋은 의미가 있는 단어가 있냐고 했다.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포기하지 말아야 하고, 끈끈해야 하고, 우리끼리 하나가 돼 (외부에서)쉽게 볼 수 없는 팀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성환 감독대행은 “허슬두의 의미를 모르면 두산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팬들에게 당장 승리를 약속할 수 없어도 허슬두의 의미만큼은 팬들에게 보여주자고 했다. 두산이 갖고 있던 끈끈함이 나타나면 좋겠다”라고 했다.
결국 허슬두는 두산 팬들에게 선사해야 할 기본적인 자세다. 기본이 안 되면 야구는 무너진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한다. 그런데 조만간 팬들도 포기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구장에서 플레이에 진심을 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했다.
3일 KIA전만 보면 최근의 무기력한 흐름이 이어졌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타선은 찬스에서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했고, 안 나와야 할 실책이 나왔고, 불펜투수들은 무너졌다. 시즌 첫 등판을 가진 곽빈도 좋지 않았다. 허슬두는 없었고,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지만, 팬들이 먼저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조성환 감독대행의 우려가 현실이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사실 전력이 강하지 않은 현실에서 이승엽 감독의 사퇴가, 조성환 감독대행의 강경발언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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