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외야를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머리가 지끈지끈합니다.”
KIA 타이거즈가 작년과 올해 가장 다르게 흘러가는 대표적인 파트가 외야다.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주전이, 현 시점에서 전멸했다. 소크라테스는 퇴단했고, 최원준은 시즌 내내 부진하다. 나성범은 4월26일 광주 LG 트윈스전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우성이 2년만에 좌익수로 컴백했다. 좌익수 이우성~중견수 최원준~우익수 나성범으로 출발했다. 나성범이 3년만에 개막전을 치렀고, 이우성은 아무래도 1루보다 외야수비가 익숙하다. 작년의 통합우승 기운과 경험까지 더해 한층 안정감, 무게감을 가질 것으로 기대됐다.
완전히 기대가 빗나갔다. 이우성은 작년 6월 말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된 뒤 계속 안 좋은 흐름이다. 21~22일 수원 KT 위즈전서 잇따라 인상적인 한 방을 날리면서 반등을 모색했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 최원준은 타격부진이 수비불안으로 이어지며 문책성 2군행 통보를 받았다. 5월에만 두 번째 2군행이다. 나성범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이범호 감독은 과감하게 2군으로 눈을 돌렸다. 우선 좌타자 오선우가 자리를 잡았다. 이우성 대신 좌익수를 보더니, 패트릭 위즈덤이 허리부상으로 빠진 상황서 1루수로도 기용된다. 위즈덤이 돌아오면 이우성과 번갈아 좌익수를 볼 듯하다. 올 시즌 29경기서 타율 0.319 3홈런 13타점 16득점 OPS 0.834로 맹활약한다.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 정해원은 잠시 1군에서 기용된 뒤 2군으로 돌아갔다. 김호령도 1~2군을 오가지만 1군에서도 수비카드다. KIA 외야수비가 썩 빼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에, 김호령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김석환은 5월 초에 한 차례 1군에 왔다가 22일에 다시 1군에 왔다. 2군에선 맹타를 휘두르는데 1군에선 안 풀리는 선수다. 큰 틀에서 이들이 1군에서 백업을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미래의 1군 주축으로는 오선우와 함께 역시 박정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우는 주축들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타석 수를 늘려가더니, 최근엔 주전에 가깝게 기용된다. 박정우는 현재 KIA 외야수들 중 유일하게 공수주를 갖춘 선수다. 35경기서 타율 0.302 4타점 11득점 OPS 0.793 득점권타율 0.400.
이범호 감독은 22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외야구성에 고민을 드러냈다. 결국 현재 잘 맞는 오선우와 박정우를 적극적으로 쓰고, 살아날 기색이 보이는 이우성에 수비력이 좋은 김호령을 적절히 섞어 쓰면서 나성범과 최원준의 공백을 최소화한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대한 대비다. 나성범은 KIA 입단 후 첫 시즌이던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부상에 시달린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지명타자로 관리를 해줘야 할 선수다. 최원준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내년에 어디서 뛸지 아무도 모른다.

오선우와 박정우의 가능성 확인은 그래서 의미 있다. 나아가 이우성의 부활과 김석환, 정해원 등의 테스트 및 활용법 모색도 매우 중요하다. 위기는 사령탑에게 근심을 안기지만 새로운 살 길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 이래서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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