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10년 만에 첫 흑자… 수익성 확대는 ‘과제’로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올해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컬리가 신선식품과 뷰티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거듭해 오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컬리의 다음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 지난해 첫 EBITDA 흑자, 배경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80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4,900만원 개선된 17억6,100만원으로, 컬리는 창립 10년 만에 첫 연결기준 흑자를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1분기엔 별도기준 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전체 거래액(GMV)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8,4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공개한 올해 1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성장률 2.6%(거래액 기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컬리 관계자는 “식품‧뷰티 등 중심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식품 카테고리의 경우 1분기 거래액이 1년 새 16% 증가했다”면서 “판매자 배송 상품(3P)과 풀필먼트 서비스(FBK), 물류 대행 등도 전체 거래액 증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컬리에 따르면 판매자 배송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컬리는 앞서 2015년 신선식품을 주문받아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매년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공시에 따르면 2015년 53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이 2022년 2,335억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컬리는 영업손실 규모를 지난해 183억원까지 줄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2조1,956억원을 기록했다. EBITDA는 1,214억원 개선된 137억원을 기록하면서 첫 흑자를 달성했다. 컬리는 현금 흐름 상 손익분기점은 유지하면서 유입된 현금은 투자에 이용해 외연 확대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 네이버와 제휴 나선 ‘컬리’, 해외 확장도 본격화할까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컬리는 사업 다각화와 몸집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다수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 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컬리가 네이버와 손을 잡은 것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꾀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4월 컬리는 네이버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컬리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공식 오픈할 컬리 서비스는 연내 제공이 목표다. 컬리는 “자사 식품‧생필품 등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양사 공동의 다양한 고객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쿠팡 대비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 반복 구매성 생활용품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제휴로 보인다”면서 “네이버는 마케팅을 집행해 기존 컬리 플랫폼 대비 할인된 가격을 통해 공격적으로 GMV를 확보할 것이고, 컬리는 다수의 사용자에 노출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가 입점되며, 구체적인 사업 제휴와 전략은 2~3분기 내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컬리 측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단순 입점과 다른 차별화된 구현을 하려고 한다고 밝힌 만큼 단순 이마트몰‧홈플러스 등의 제휴몰 연동이 아닌 그 이상의 형태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9월 미국 H마트에 가정간편식(HMR)을 입점시키고 소비자 반응을 살폈던 가운데, 올해는 K뷰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컬리 측은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