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재외투표가 오늘(20일)부터 전 세계 공관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일본에서는 도쿄를 비롯해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삿포로 등 5개 도시에서 투표소가 운영되며, 현지 체류 중인 재외국민들의 소중한 한 표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의 경우, 투표소는 주일한국영사관이 위치한 민단 한국중앙회관 8층 강당에 마련되었으며, 오는 25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재외투표가 시작된 오늘 아침, 도쿄 투표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이 줄지어 대기하며 선거 열기를 보여줬다.
가장 먼저 투표소를 찾은 이는 애니메이션 업계에 종사하는 최승구 씨였다. “도쿄에서 1등으로 투표하게 되어 영광이다. 이 날을 위해 연차까지 썼다”고 밝힌 그는, “외곽에도 투표소가 있었지만 일부러 영사관까지 와서 가장 먼저 투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외선거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극소수로 느껴질 수는 있어도 전혀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일본에는 유학생과 직장인 등 한국인이 많기 때문에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귀금속 관련 업에 종사하는 고영주 씨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 배경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할 말은 많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외국에서 보면 오히려 한국 정치가 더 잘 보인다. 솔직히 좀 창피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통관사로 일하는 이호성 씨(39)는 출근 전 시간을 내 투표에 참여했다. “요즘 국내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경제가 걱정된다.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이 첫 재외투표라는 유학생 안궁진 씨(24)는 부모를 언급하며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한국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경제가 꼭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근처에 거주하는 50대 주부는 “일본에 오래 살았는데, 사실 오늘이 첫 투표다. 부끄럽지만 투표하면서 ‘아, 나도 한국 사람이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다”며 웃어 보였다.
투표소 인근에서 지인을 기다리던 60대 일본인 남성은 “오늘이 한국 대통령 투표일인가요?”라며 기자에게 물은 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국 정치가 안정되고 한일 관계도 더 좋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0대 대선 당시 일본 내 재외유권자 투표율은 약 65%로, OECD 평균 투표율(약 70%)과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거리, 업무, 육아나 가족 부양 등의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들의 정치 참여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뉴스 앱, 유튜브,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정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재외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도 이전보다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오는 6월 3일 본투표일은 정부에 의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 재외공관들도 다국어 안내문 비치, 문의 대응 강화 등 편의 제공을 통해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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