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쉬어가는 타순은 안 된다.
KIA 타이거즈 안방의 강점은 공수겸장이다. 지난해 사실상 주전과 백업 구분 없이 뛴 김태군과 한준수 모두 공격과 수비에 고루 능한 선수였다. 김태군은 한국시리즈 만루홈런으로 스스로 수비형 포수의 종말을 고했고, 한준수는 정규시즌 115경기서 타율 0.307을 쳤다.

그러나 올해 두 포수 모두 타격부진에 시달린다. 김태군은 27경기서 타율 0.217 5타점 4득점 OPS 0.577, 한준수는 30경기서 타율 0.189 2홈런 9타점 9득점 OPS 0.591이다. 현 시점까지 KIA 8번 포수타순은 쉬어가는 느낌이 강하다.
KIA는 최근 4연승으로 드디어 승패마진 0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부진하던 선수들이 돌아가며 히어로가 되는 성과도 있었다. 최원준이 17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더블헤더 2차전서 결정적 보살과 홈런을 터트렸고, 한준수가 18일 두산전서 경기후반 대타로 안타를 날린 뒤 연장 10회말에 끝내기안타까지 터트렸다.
특히 한준수의 최근 타격자세를 보면 작년과 약간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여전히 오픈스탠스인데 작년만큼 극단적이지 않다. 작년에는 완전히 투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양 다리를 확 벌렸고, 오른 다리를 완전히 열었다. 스스로 투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치는 게 편하다고 했다.
그러나 18일 경기서 2안타를 날릴 때 한준수의 타격은 개방적인 다리가 다소 닫힌 느낌이었다. 8회 대타로 안타를 칠 땐 오히려 크로스 스탠스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오른 다리가 많이 닫혔다. 연장 10회 당시에도 다리의 폭이 많이 좁아진 모습이 보였다.
한준수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 MBC스포츠플러스와의 인터뷰서 최근 상체 위주의 타격을 했다면서, 하체밸런스에 신경을 썼다고 했다.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를 바로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스탠스까지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KIA 타선은 여전히 완전체가 아니다.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결장 중이고, 패트릭 위즈덤도 허리 통증으로 잠시 쉰다. 위즈덤은 빠르면 이번주에 돌아올 듯하지만, 나성범의 복귀시점은 알 수 없다. 중심타선이 약화됐으니 하위타선에서 그만큼 힘을 낼 필요가 있다. 한준수와 김태군 모두 나름대로 타격에 강점과 재능이 있으니, 살릴 필요가 있다.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를 두고 “갑자기 4안타씩 몰아칠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실제 경기후반에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줬다. 한준수는 애버리지를 좀 더 끌어올리고, 타격으로 재미를 봐야 수비에서도 능률이 오를 수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18일 2안타는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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