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저만의 방식으로 야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플레이한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
LG 트윈스 '부동의 리드오프' 홍창기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캡틴' 박해민이 1번 타자로 나섰고 만점 활약을 펼쳤다.
박해민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석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전날(13일) 홍창기가 불의의 사고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홍창기는 9회 수비 도중 1루수 김민수와 충돌했고, 무릎 부위를 잡고 쓰러졌다. 구급차가 그라운드에 들어왔고, 홍창기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LG 관계자는 "좌측 무릎 외측 경골 관절 부분에 미세골절 판정이며 수술 계획은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14일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시즌 아웃일까봐 조마조마했다"면서 "1번은 마땅치가 않다. 일단 (박)해민이로 간다. 안되면 (문)성주로 간다"고 밝혔다.
홍창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출루왕'이다. 2021년(0.456)과 2023년(0.444), 2024년(0.447)까지 3회 출루율 1위에 올랐다. 통산 출루율이 무려 0.428이다. 홍창기의 빈자리는 너무나 커 보였다.
박해민이 우려를 지웠다. 첫 타석 2루수 땅볼로 타격감을 조율한 박해민은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 안타를 쳤다. 문성주 타석 때 2루를 훔쳤고, 오스틴 타석에서 재차 3루를 훔쳤다. 연속 도루를 작성하며 KBO리그 역대 9번째 1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오스틴의 땅볼 타구 때 득점을 더했다.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냈다.
상대의 숨통을 끊는 결정타를 날렸다. 팀이 5-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 3루. 박해민이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를 때려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경기는 순식간에 7-0으로 벌어졌다. 키움은 추격의 동력을 잃었고, LG가 12-0으로 승리했다.


염경엽 감독은 "쫓길 수 있는 상황에서 박해민의 추가 타점으로 경기를 여유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 종료 후 박해민은 "마무리 투수(장현식)가 빠지고, 1번 타자(홍창기)가 빠지고, (김)강률이 형도 빠졌다.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선수들이 합심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박해민은 주로 8번과 9번 타자로 나섰다. 1번 타자로 나선 소감을 묻자 "(홍)창기는 워낙 대단한 선수다. 빈자리를 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야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플레이한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1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대기록을 썼다. 박해민은 "일단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며 "경기장에 나가서 배터리를 흔들고 나가서 득점하는 저의 역할이다. 그런 부분에 충실하다 보니까 따라온 결과가 아닐까"라고 밝혔다.

올 시즌 KBO리그의 새 역사를 쓰려 한다. 박해민은 지난 시즌 43도루로 11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했다. 정근우와 함께 KBO리그 최다 기록. 올 시즌도 20도루를 채운다면 역대 최초로 12시즌 연속 20도루 금자탑을 세운다.
박해민은 "도루라는 게 욕심 내다보면 팀에게도 손해다. 매 순간 착실히 제가 할 야구를 하다 보면 그런 기록들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캡틴이 동료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꿨다. LG가 잘나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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