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9년에도 막강 마운드가 돋보였다. 26년이 흐른 지금, 또 다시 막강 마운드를 구축했다. 한화 이글스의 1위 도약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이젠 돌풍을 넘어 태풍이다.
한화는 5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을 3-1로 이기고 파죽의 7연승을 내달렸다. 이날 두산 베어스에 패배한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한화는 팀 타율 0.238로 8위다. 그러나 마운드가 막강하다. 평균자책점 3.14로 2위다. 선발 평균자책점 3.17로 2위, 불펜 평균자책점 3.08로 3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엄상백으로 이어지는 한화 선발투수들은 경기당 5.69이닝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 19회로 2위, 퀄리티스타트+ 10회로 1위다.
1~5선발이 매우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게 최대장점이다. 떨어지는 득점력을 완벽에 가까운 선발야구로 보완한다. 폰세-와이스-류현진 원투쓰리펀치는 현 시점 리그 1~3선발 중 가장 강력하다. 4~5선발의 무게감 역시 리그 최고다. 문동주와 엄상백도 다른 팀에 가면 3선발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폰세를 잘 뽑았다. 와이스는 성장형 외인이다. 류현진은 예년의 위력 회복, 문동주는 포크볼로 완벽한 업그레이드를 선보인다. 엄상백의 성적이 약간 처지지만 다른 팀 4~5선발들에 비하면 큰 문제는 아니다.
김경문 감독은 개막과 함께 ‘폰와류엄문’으로 순번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주에 두 경기나 봄비로 취소되면서, 엄상백과 문동주의 순번만 사실상 바꿨다. 앞으로 이들의 페이스가 저하되는 시기가 찾아올 순 있다. 부상도 조심해야 한다. 백업 선발들 준비, 타선의 생산력 등이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근래 한화에서 애버리지가 남다른 선발진인 건 확실하다.
한화의 1999년 우승 당시에도 선발진은 막강했다. 정민철이 32경기서 18승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75, 송진우가 35경기서 15승5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4.00, 이상목이 31경기서 14승8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29였다. 4~5선발이 살짝 떨어졌지만, 당시에는 마운드 분업이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았던 걸 감안해야 한다.
올 시즌의 경우 폰세가 6승으로 다승 1위다. 와이스 5승, 류현진과 문동주 3승, 엄상백 1승이다. 폰세와 와이스는 최소 15승 페이스다.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올해가 구단 역대 최강 선발진일 수도 있다. 이러니 1위 도약을 어찌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1999년엔 구대성이라는 마무리도 있었다. 55경기서 8승9패26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세이브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엔 김서현이라는 향후 10년 마무리를 발굴했다. 20경기서 1패1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0.48. 세이브 단독 1위를 내달린다.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는 패스트볼 160.5km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올해 김서현의 위력이 그 어느 시즌의 한화 마무리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한화는 중간계투진의 짜임새가 좋다. 한승혁(20경기 2패8홀드 평균자책점 2.04), 박상원(18경기 2승2패5홀드 평균자책점 3.38)에 김종수(14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71), 신인 정우주(14경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4.85), 조동욱(1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84) 등이 있다. 김경문 감독은 여기에 주현상과 이민우의 가세를 예고한 상태다. 최근 2군에서 주현상의 페이스가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탄탄한 마운드에, 올해 한화 수비가 예년보다 확연히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진정한 지키는 야구가 되기 시작했다. 타선이 좀 더 힘을 내주면 단순히 가을야구만 기대할만한 상황은 아닐 듯하다. 설레발은 안 좋지만, 1999년 향기가 나는 건 사실이다. 업계에선 지금 한화의 1위 도약이 돌풍 아닌 태풍의 시작이라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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