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나 때문에 다른 투수들까지…”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7)은 2024시즌까지 179승을 거뒀다. 그리고 개막 후 약 40여일만에 180승 고지를 밟았다. 5월5일 어린이날이다. 천하의 대투수가 어린이날이 돼서야 시즌 첫 승을 따낼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양현종은 이날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첫 승(3패)을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5.89로 낮췄다. 그 정도로 개막 후 6경기 동안 잘 안 풀렸다. 퀄리티스타트는 1회에 불과했다. 승운이 안 따랐다기보다 스스로 부진한 경기가 대다수였다.
140km대 후반의 포심패스트볼을 여전히 뿌리긴 하지만, 많지는 않다. 대부분 140km대 초~중반의 포심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는 피네스피처. 양현종은 구종 다변화보다 최상의 밸런스와 감각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그동안 유독 실투가 잦았다. 스피드가 떨어진 건 1~2년 전부터 그랬고, 커맨드가 흔들리다 보니 안 좋은 결과가 나온 날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양현종은 실투가 많지 않았다. 실투가 나와도 타자들의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흘러갔다. 더구나 타선이 초반부터 팍팍 터지면서 양현종으로선 부담 없이 맞춰 잡는 경기였다.
양현종은 “180승이 너무 늦었다. 시즌 초반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4~5번째 등판부터 1승을 빨리 하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은 생각이 있었다. 늦게나마 해서 다행이다. 타자들이 점수를 넉넉히 뽑아줘서 실점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덜 갖고 던졌다. 고척에선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운이 따르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자들의 공수 지원이 있어서 뜻깊은 승리를 했다”라고 했다.
그동안 마음고생도 많았고, 준비도 많이 했다. 양현종은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던지려고 생각한다. 내 폼, 내 밸런스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전력분석팀과 코치님들과 얘기도 많이 했고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자신의 부진과 팀의 부진이 겹쳤다. 양현종은 “다른 팀들과 승차를 최대한 좁혀야 한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한 게임 이기면 우승한 것처럼 좋다. 결과가 뜻대로 안 나와서 마음고생도 했는데 부상선수도 많이 돌아왔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동료들에겐 미안했다. 양현종은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주축으로 좋은 모습을 항상 보였는데 올핸 나도 힘들었지만, 나 때문에 다른 투수들까지 너무 많이 힘들어서 미안했다. 이젠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더 잘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KIA는 여전히 하위권이지만, 5치올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양현종 역시 송진우의 210승 여정까지 열심히, 한발 한발 따라가면 된다. 최연소 180승 투수(37세2개월4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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