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아들이 있으니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홈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2볼넷으로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어린이날 잠실 라이벌 맞대결의 주인공은 정수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이날 정수빈은 1회 경기 시작부터 LG 선발 송승기를 상대로 2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제이크 케이브의 진루타에 2루 베이스를 밟은 정수빈은 김재환의 적시타 홈을 파고들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런데 이 활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정수빈은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송승기를 상대로 3B-1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144km 하이패트스볼을 힘껏 잡아 당겼고, 152.2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LG 우익수 홍창기가 마지막까지 타구를 쫓았지만, 끝내 타구를 건져내진 못했다. 시즌 2호 홈런.
그리고 정수빈은 2-1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다시 한번 송승기와 맞붙었고, 이번엔 우익수 방면에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그리고 양의지에 적시타에 세 번째 득점까지 확보, 7~8회 네다섯 번째 타석에서는 LG의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두 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5출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은 정수빈의 활약에 3연승을 달렸고, 단독 1위에 올라서 있던 LG를 공동 1위로 끌어내렸다.


우천취소들로 인해 3년 만에 어린이날 경기를 치른 정수빈은 "어린이날 때마다 비가 와서 취소가 많이 됐었다. 올해는 날씨가 흐렸지만, 경기를 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또 어린이날을 맞아 많은 어린 팬들이 찾아와서 응원해 줬는데, 우리가 조금이나마 보답을 한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원정을 다녀와서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어린이날이지 않나. 재밌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게 위해서 열심히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정수빈은 홈런을 친 뒤 홈을 밟는 과정에서 머리 위로 큰 하트를 그렸는데, 아내와 아들이 야구장을 찾았던 까닭. 특히 20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들은 어린이날에는 처음으로 잠실을 방문했다. 정수빈은 '아버지의 힘인가?'라는 물음에 "아들도 경기를 보러 왔는데, 아들이 있으니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활짝 웃었다.
계속해서 홈런을 친 후의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오늘 테이블석에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 테이블석이었고 가까이 있어서 기분이 좋아서 (세리머니를) 했다. 아들은 20개월인데, TV에서 아빠가 야구하는 것을 틀어 놓으면 아는 것 같다. 그걸 보고 '아빠, 아빠'하는 것을 들으면 기분도 좋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날 정수빈은 홈런을 친 뒤 박석민 타격코치의 등에 업히는 세리머니도 눈길을 끌었다. 두산은 최근 홈런을 친 뒤 박석민 코치가 해당 선수를 업어주는 세리머니를 도입했다. 정수빈은 "처음에는 공이 빠지고, 놓친 줄 알았다. 넘어간 줄 몰랐는데, 뛰다가 넘어간 것을 알게 됐다. 박석민 코치님께서 3~4일 전부터 세리머니를 바꾸셨는데, 코치님과 함께 하는 세리머니라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정수빈은 안타-홈런-2루타로 '힛 포 더 사이클링'까지 3루타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네다섯 번째 타석에선 이를 의식하지 않았을까. 그는 "물론 의식은 했는데, 1~2점차 밖에 나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출루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어린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렸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최근 다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나를 비롯해 고참 형들이 최근에 안 좋아서 '으쌰으쌰 하자'는 이야기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도, (양)석환이도, 고참 형들도 조금씩 더 집중해 주고 있다"며 "우리 올해 초반에 조금 좋지 않아서 선수들이나 팬분들도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반등의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다. (고)효준 선배님 말처럼 악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치고 올라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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