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의 강등을 '예고'한 가운데 곧 선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토미 현수 에드먼이 발목 염증 증세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그 빈자리를 메꾸러 로스터에 합류한 것.
팀에 합류한 4일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팀이 10-3으로 앞선 9회말 마이클 콘포토를 대신해 2루수 대수비로 투입됐다. 타구가 오지 않아 수비 기회를 받진 못했지만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고 역대 28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다음 날 역사에 남을 1호 도루도 성공시켰다. 팀이 3-4으로 뒤진 9회초 앤디 파헤스가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갔다. 로버츠 감독은 곧바로 김혜성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윌 스미스 타석에서 김혜성이 2루를 훔쳤다. 메이저리그 1호 도루. 미겔 로하스와 오스틴 반즈가 모두 삼진을 당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에드먼은 10일짜리 IL에 올랐다. 미국 '다저블루'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얻게 됐지만, 추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에드먼이 복귀할 경우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예정대로라면 에드먼은 10일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
'다저스네이션'은 5일 "로버츠 감독은 에드먼이 복귀할 때까지 김혜성이 팀에 남아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콜업 이유는 무엇일까. 로버츠 감독은 "이건 하나의 과정이다. 그는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그 수준을 체감하고, 동시에 미국에서의 메이저리그 데뷔 경험을 쌓기에 좋은 기회"라고 했다. 수비와 주루 능력은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증명한 바 있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타격 부분을 점검할 수 있다는 뜻.
비시즌 내내 김혜성은 타격폼 수정에 열을 올렸다. 2025시즌에 앞서 김혜성은 다저스와 3+2년 2200만 달러(약 307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영입과 동시에 타격폼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김혜성은 다저스의 권유를 받아들여 타격폼을 바꿨다. 스프링캠프 내내 바뀐 타격폼으로 경기를 치렀고 타율 0.207 OPS 0.613을 기록했다. 2월은 타율 0.071에 그쳤지만 3월에 0.333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공식 개막전 '도쿄 시리즈' 엔트리 승선이 불발,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28경기 29안타 5홈런 13도루 19타점 타율 0.252 OPS 0.798이다. 지난달 11일 마이너리그 1호 홈런을 신고했고 다음날 멀티 홈런으로 폭발했다. 이날 타율 0.293 OPS 0.962로 최고점을 찍었다. 5월은 장타 페이스가 소폭 꺾였지만, 출루율 0.455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던 중 빅리그에 콜업된 것.
곧 선발 출전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은 "지금으로서는 벤치에서 나오거나 다양한 포지션을 대체하는 역할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선발 출전 기회를 한두 번은 마련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로버츠 감독의 말대로 좋은 기회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만,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타격폼을 점검할 수 있다. 활약을 펼친다면 기적적으로 엔트리에 생존할 수도 있다.
콜업 당시 김혜성은 "정말 놀랐다"며 "매우 행복하고 흥분된 마음으로 팀에 합류했다. 지금도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지만,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길게 봐야 한다. 김혜성은 이번 기회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갈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