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리얼리티 연애 예능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일반인 출연자를 둘러싼 검증 실패도 반복되고 있다. 이번 주 도마에 오른 작품은 웨이브 오리지널 '너의 연애'다.
'남의 연애' 제작진이 선보인 국내 첫 여성 연애 리얼리티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출연자 리원이 과거 '벗방'(노출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리원이 시청자와 부적절한 만남까지 가졌다는 주장, 지인 SNS를 통한 성적 지향성 논란이 더해지자 제작사와 플랫폼은 급히 사실 확인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제작사 측은 "섭외 과정에서 총 3차에 걸친 심층 미팅을 진행하여, 출연자 각각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분을 확인하고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 이로 인해 시청자 여러분에게 뜻하지 않은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연애 예능계의 일반인 출연 리스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SBS Plus·ENA '나는 솔로'는 출연자의 과거 부적절 행적이 드러나 분량이 통편집됐고, JTBC '끝사랑' 또한 큰 주목을 받았던 출연자가 사기 결혼 의혹에 휩싸이며 긴급 편집을 진행했다. 물론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렸다. 2022년 iHQ '에덴'은 폭행 전과가 있던 남성 출연자를 섭외했다가 신뢰 추락을 경험했다.
결국 문제는 검증 시스템이 유명 연예인보다 훨씬 취약하다는 데 있다. 일반인은 공적 이력과 언론 노출이 적어 과거 행적을 숨길 여지가 크다. 제작진이 제출받는 기본 서류(범죄·병역·학력 조회 등)만으로는 사생활 영역을 걸러내기 어렵고, SNS 계정도 필요 시 ‘클린’하게 세탁할 수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 일반인 카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스타 캐스팅보다 제작비가 낮고, 신선도·현실감 덕분에 시청자 몰입도가 높다. 실제로 '나는 솔로'와 '돌싱글즈'는 예능 불모지였던 평일 심야 시청률과 OTT 재생 순위를 끌어올렸다. OTT는 파생 콘텐츠·굿즈·커뮤니티 활성화로 추가 수익을 얻는다.
반면 불미스러운 과거가 드러나는 순간 파급력도 크다. 통편집·재촬영·법적 대응에 드는 직접 비용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같은 간접 손실이 뒤따른다.
'사적 검증'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제보가 빠르게 퍼지는 현실은 양날의 검이다. 피해 사실이 드러나는 촉매가 되기도 하지만, 근거 없는 루머로 인격권이 침해될 위험도 상존한다. 결국 프로그램·플랫폼·시청자 모두가 검증 단계에서 ‘사실 확인’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일반인 출연 예능은 이미 TV·OTT 콘텐츠 생태계의 주요 장르가 됐다. 하지만 검증 시스템이 쇼의 스케일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신선함'은 곧 '리스크'로 전환된다. '너의 연애' 사태는 "출연자 한 명의 과거가 프로그램 전체를 흔든다”는 뻔한 교훈을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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