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어메이징 하다"
롯데 자이언츠 터커 데이비슨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6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이비슨은 3월 두 번의 등판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 2.03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4월 첫 등판의 결과는 최악이었다. 당시 데이비슨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⅔이닝 동안 무려 6개의 안타를 맞는 등 3실점(3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졌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부진에 불과했다.
NC 다이노스(6이닝 무실점)-삼성 라이온즈(5이닝 무실점)-두산 베어스(6이닝 2실점)을 상대로 3연승을 쓸어담더니, 5월 첫 등판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무려 196⅔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사직 예수'로 불렸던 애런 윌커슨이라는 검증이 된 자원과 결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데이비슨은 실력으로 증명해 나가고 있다.
이날은 KBO리그 데뷔 후 가장 투구 내용이 좋았다. 데이비슨은 1회 선두타자 이용규를 시작으로 송성문을 땅볼로 묶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루벤 카디네스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최주환을 142km 커터로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오선진-원성준-김동헌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데이비슨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데이비슨은 3회 이용규에게 첫 볼넷을 헌납했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키움의 공격을 막아내더니, 5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을 기록, 승리 요건을 갖췄다. 5회 투구가 끝난 시점에서 데이비슨의 투구수는 72구에 불과했고, 6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이용규-송성문-카디네스를 완벽하게 요리했다.
내친김에 데이비슨은 7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최고의 투구를 완성시켰다.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시작했지만, 데이비슨은 후속타자 오선진을 투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전날(30일) 경기 막판 홈런을 터뜨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원성준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날 롯데 타선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결과 데이비슨은 시즌 4승째를 확보했고, 롯데는 키움을 상대로 또다시 스윕승을 거두며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롯데가 스윕승을 거둔 가운데, 데이비슨이 방송사 인터뷰를 마치자, 롯데 팬들은 "데이비슨!"을 외쳤다. 이에 데이비슨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팬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이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롯데가 정말 좋은 야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비적인 부분, 타석에서도. 투수들이 피칭도 잘해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팀 내의 바이브가 너무 좋아서 생긴 결과"라고 기쁜 승리의 소감을 전했다.
이날 데이비슨은 3루수 손호영의 다이빙캐치, 7회 고승민의 환상적인 더블플레이 등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가장 큰 도움을 줬던 것은 야수들의 수비였다"며 손호영과 고승민의 수비 중 하나를 꼽아달라는 말에 "더블플레이는 나를 포함한 모든 투수들이 2개의 아웃을 잡는 것이기 때문에 야구적으로 좋다. 그리고 다이빙캐치는 카메라에 잡히면 멋있지 않나"라고 두 개의 수비를 모두 꼽았다.

데이비슨의 목표는 매 경기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 지옥의 9연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데이비슨의 7이닝 투구는 롯데 불펜에 매우 큰 힘이 됐다. 데이비슨은 "5이닝을 던지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7이닝은 먹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화답했던 데이비슨은 팬들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그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들 덕분에 항상 힘을 얻는다. 어메이징 하다"며 "이런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도 팬들이 만들어준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내일(2일)부터 사직에서 경기가 있을 텐데, 처음 맞는 어린이날도 잘 즐겨보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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