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시 왜 떴을까] ‘코스닥 신입생’ 오름테라퓨틱의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중단’

시사위크

‘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8일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중단을 공시했습니다. / 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8일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중단을 공시했습니다. / 오름테라퓨틱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글로벌 혁신신약개발 전문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8일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을 공시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투자판단에 있어 중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수시공시에 해당합니다. 수시공시는 기업 경영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특정인에게만 선별적으로 제공하지 않고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평하게 알리도록 하는 공정공시 제도에 포함되는 것으로,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제2장 3절을 통해 상세하게 규정돼있죠.

오름테라퓨틱의 공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임상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유방암 등의 치료제로 개발해온 ‘ORM-5029’의 임상 개발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거죠. 오름테라퓨틱은 2020년 8월 승인을 받아 그해 10월부터 미국 내 임상 1상에 돌입했으며, 올해 10월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건 임상시험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오름테라퓨틱은 “1상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임상적 안전성과 약물동태학(PK), 약력학(PD) 자료에 대한 종합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프로그램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명확한 위험-이익 프로파일을 갖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오름테라퓨틱스의 ‘ORM-5029’ 임상시험은 지난해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했습니다. 임상 참여자 중 1명이 간부전으로 사망한 겁니다. 이에 신규 임상 참여자 모집이 중단됐고, 5개월여 만에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하게 된 모습입니다.

이번 임상 중단은 어떤 여파를 몰고 오고 있을까요?

‘ORM-5029’은 오름테라퓨틱의 핵심 파이프라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임상시험 등이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2026년엔 기술수출을 통한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죠. 

물론 모든 신약 개발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고,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또한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 외에도 여러 개발을 진행 중이고 지난 28일엔 ‘ORM-5029’의 임상시험 중단과 함께 혈액암 등의 치료제로 개발해온 ‘ORM-1153’을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ORM-5029’을 향한 기대와 전망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전반적인 계획이 흔들리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실제 오름테라퓨틱의 주가는 임상시험 중단 발표 직후 하한가로 내려앉았습니다. 이어 지난 29일엔 소폭의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30일엔 하락세를 면치 못했죠.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월 코스닥 상장사로 데뷔했는데, 불과 석 달도 되지 않아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각에선 ‘제2의 파두사태’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기도 한데요.

다만, 오름테라퓨틱은 상장 과정에서 ‘ORM-5029’ 임상시험에 중대 변수가 발생한 사실을 이미 알린 바 있습니다. SAE 발생 얼마 뒤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이를 알렸고, 이후 한 차례 상장 추진을 철회했다가 재차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SAE 관련 진행 사항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또한 ‘ORM-5029’을 통해 기대되는 성과를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제외하기도 했죠.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SAE가 프로젝트 특성에 국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이전 계약의 향후 마일스톤 달성 및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상장 과정에서 해당 사안을 철저히 감춘 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제2의 파두사태’ 같은 큰 파문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악재인 건 분명합니다. 오름테라퓨틱이 상장을 전후로 한 중요한 시기에 찾아온 난관을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오름테라퓨틱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50428900234
2025. 4. 2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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