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오션컨퍼런스] 해운 탈탄소에 바다가 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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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아워 오션 컨퍼런스는 △해양보호구역 △해양경제 △기후변화 △지속가능어업 △해양오염 △해양안보 등을 주제로 사례 공유 및 공약발표를 진행했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지구 가열화(global boiling)의 시대다.

-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

시사위크|부산=김두완·박설민 기자  기후변화는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과학을 근간으로 해결해야 하며, 글로벌 협력도 필요하다. 여기에 해양 협력은 핵심이자 주축이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해양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차 아워 오션 컨퍼런스(OOC, Our Ocean Conference)에서도 기후 대응과 해운 탄소중립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 녹색해운항로 미래, 전기추진선

부산 벡스코에서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아워 오션 컨퍼런스는 △해양보호구역 △해양경제 △기후변화 △지속가능어업 △해양오염 △해양안보 등을 주제로 해양 글로벌 리더들이 각자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 각 국가별 또는 민간 단체별로 해양 현안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위한 해양 공약도 발표했다.

‘우리의 바다, 우리의 행동’이라는 슬로건 아래,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컨퍼런스는 해양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 중 해운 탄소중립에 대한 논의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기후변화 섹션 토론에 패널로 참여했던 한화오션 황윤식 부사장은 “운송부문은 에너지부문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원이다. 그중 해운은 전세계 무역량의 90%를 차지하는 거대한 산업이다”며 “만약에 해운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면 전세계 공급망 전체에 걸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OOC 부대행사로 열린 ‘해운 탈탄소화, 해양 생물다양성, 그리고 연안 지속가능성을 잇는 전기추진선박’ 세미나에서는 전기추진선의 필요성과 국내외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해운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
해운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

녹색해운항로 구축지원 특별법을 발의해 글로벌 해양 전문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온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행사에 참여해 “화석연료 기반 선박을 전기 선박으로 전환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양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연안 공동체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러한 비전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책입안자·산업계·시민사회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다는 온실가스의 열을 흡수한다. 그래서 매년 뜨거워지고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는 해운 부문은, 물동량 증가에 따라 향후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탈탄소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이에 전기추진선을 중심으로 한 ‘녹색해운항로’ 전략이 탄소 감축뿐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보전 등 다층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해운 부문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인 ‘녹색해운항로’는 무탄소 연료 선박 운항, 전기화된 항만 운영,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전기추진선은 이 같은 녹색해운항로를 실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국제 해운·해양 시민단체 ‘이퀄루트’(Equal Routes)의 엘리사마 메네즈 이사는 전기추진선이 탄소 감축 수단 그 이상으로 해운 부문의 구조적 전환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해운항로’는 무탄소 연료 선박 운항, 전기화된 항만 운영,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
‘녹색해운항로’는 무탄소 연료 선박 운항, 전기화된 항만 운영,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 사진=시사위크 취재팀

그는 “적절한 투자와 규제 체계가 뒷받침된다면, 전기추진선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해양 소음을 모두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노동권과 원주민 주권을 지원하며, 연안 및 기후변화 취약 지역사회가 해운업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되는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장에서는 전기추진선 도입의 성공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노르웨이 관계자의 생생한 목소리도 소개됐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초의 100% 전기 추진 여객선 ‘MF 암페레(MF Ampere)’등 다양한 분야에서 탈탄소 선박을 적용하고 있다.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앤 카리 한센 오브인드 대사는 “노르웨이는 2030년까지 해운 및 어업 부문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모든 선박 분야에서 저탄소 및 무탄소 솔루션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노르웨이 여객선의 절반이 이미 저탄소 또는 무탄소 방식으로 운항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전기 여객선이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미나를 준비한 기후솔루션의 염정훈 해운팀장은 “해양수산부도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국내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포함한 만큼, 올해 안에 전기추진선 항로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동 주최 단체인 선박해양플랜트의 홍기용 소장도 “선박해양플랜트는 세계 최초로 이동식 전원공급시스템을 탑재한 전기추진 차도선 개발과 실증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해운 탈탄소화를 선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해양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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