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서울 양천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지난 29일 오전, 부모교육·행사로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우리 아이 마음 알아보기’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의는 양천구에 거주하는 영유아의 부모와 양육자를 대상으로 열렸으며 이영애 숙명여자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교수가 진행했다. 이 교수는 영유아 정서를 이해하고 정서 지능을 높이는 방법을 중심으로 강의했으며 아이 마음을 이해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 |
▲ [사진=양천구] |
이 교수는 "만 2세까지 아이는 머리로 사고하지 않고 오감으로 세상을 받아들인다"라며 감각적 자극을 통한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부가 제2의 뇌처럼 작용하는 만큼 마사지나 스킨십을 통해 아이의 긴장을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아이가 있으면 위에서 아래로 몸을 쓸어내리고, 가슴을 가볍게 압박하는 방식 등의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고 권했다.
이 교수는 동생이 생긴 이후부터 엄마 말에 대답을 잘 하지 않는 만5세 아이를 둔 양육자에게 “아이가 대답하지 않는 이유는 원인이 있을 수 있다”라며 “형제자매를 양육할 적엔 위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가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을 빼앗기지 않았다고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영애 교수는 "외출하거나 식사할 때 첫째를 먼저 챙기고, 하루 5분 특별 놀이 시간을 정해 오롯이 첫째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첫째가 ‘엄마의 사랑은 여전하다’라는 확신이 든다는 것이다.
이영애 교수는 아이 양육은 ‘마음 읽기’만으론 되지 않으며 아이의 자율성이나 주도성이 발달된 시점엔 반드시 훈육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 기질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기질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생물학적 특성"이라며, "이는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와 수용의 문제"라고 말했다. 기질은 아이에게는 독특한 양식으로 발달하며 성격의 기초가 된다.
아이 기질은 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먹고 자고 싸는 기본 생활 리듬이 순조로운 ‘순한 아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응이 느린 아이’, 그리고 예측 불허의 반응을 보이며 양육이 쉽지 않은 ‘까다로운 아이’다.
특히 까다로운 아이는 외부 자극에 압도돼 긴장과 불안을 겪는 특성이 있다. 이 시기의 감정 폭발은 떼쓰거나 고집부리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반응인 것이다. 이 교수는 이 점을 양육자가 이해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말했다. 아이의 행동 이면에 숨은 감정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때리거나 소리 지르는 행동은 불편한 감정에 대한 미숙한 표현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아이의 변연계는 감정적 위기 상황에서 쉽게 불이 난다"라며 "이때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지 않으면 변연계는 계속 흥분 상태를 유지하고,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그렇기에 "'왜 때렸어?'가 아니라 '화가 났구나, 속상했구나'처럼 감정을 먼저 읽어주는 '연결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이름 붙여지고 받아들여지면 변연계가 안정되고 전두엽 기능이 활성화되어 상황을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때리기 같은 공격 행동을 건강한 방법으로 전환하는 대안 행동도 제시했다. 아이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때리려 할 때 "화가 나면 손으로 바닥을 꽝 쳐 봐"라고 하거나, "속상할 때는 종이를 찢어 보는 건 어때" 하고 제안한다. 아이가 감정을 폭력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아이 주도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모가 주도하지 말고, 아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주도하는 놀이에 동참한다. 하루 5분 정도 집중해서 아이와 놀아준 뒤, "내일 또 하자" 하고 약속하는 방식을 취하면 아이의 감정 조절력도 함께 키울 수 있다.
이 교수는 아이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길러주려면 "실패 경험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패를 반복해도 부모가 지지하고 기다려주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는 좌절 인내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으며, 이는 사회성과 리더십의 기초가 된다.
강의 말미에는 뇌 발달 단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교수에 따르면 “아이는 뇌간과 변연계, 그리고 대뇌피질 순으로 발달한다”라며 “유아기엔 감정이 폭발하는 대신 조절 능력이 미숙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고 기다려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통해 발달 과제를 해결한다"라며, "부모 주도 놀이는 오히려 아이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방해할 수 있으니 스스로 놀이를 선택하고 이끌어가는 과정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맘스커리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